가장 과소평가된 비개발자용 자동화 툴?
실리콘 밸리에서 AI를 가장 잘 쓰는 그룹 중 하나로 꼽히는 에브리(Every)의 대표 댄 시퍼(Dan Shipper)는 클로드 코드를 “현시점에서 가장 과소 평가된 비개발자용 AI 에이전트“라고 했다. 이전부터 클로드 코드가 코드를 잘 짠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비개발자를 위한 최고의 자동화 도구라는 말은 충격적이었다. 개발 도구의 발전이 비개발자의 미래 업무 환경을 보여준다고 생각했기에, 이 말은 클로드 코드를 깊이 파고들게 된 계기가 되었다.
클로드 코드의 비개발자 활용 사례
1. 클로드 코드와 옵시디언을 활용한 지식 관리 자동화

옵시디언은 모든 노트를 내 컴퓨터 드라이브에 MD (마크다운) 포맷으로 저장을 해 두는 노트앱이다. 단순 노트 이상으로 지식을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서, 연구원, 크리에이터, 작가, 프로듀서 등 지식을 쌓으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쓴다.
클로드 코드는 기본적으로 내 로컬 컴퓨터의 모든 세세한 부분을 컨트롤할 수 있는 쉘 명령어들을 모두 다룰 수 있다. 또한, 개발자 툴로 시작했기 때문에 로컬에 있는 텍스트 파일들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 둘이 함께 쓰이는 경우, 다양한 지식 관리 자동화가 가능하다
- 내가 쓴 노트들을 바탕으로 생각 정리를 도울 수도 있고,
- 외부에서 가져온 자료를 내가 원하는 형태의 노트로 일괄 변경하거나,
- 팟캐스트 / 뉴스레터 / 블로그 글을 모아다 놓고 한꺼번에 요약해서 필요한 것만 읽는 것 등
지식 관리의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줄 수 있다.
2. 앤트로픽 디자이너가 바로 코드베이스에 디자인을 진행


앤트로픽의 디자인 사례는 클로드 코드의 잠재력을 명확히 보여준다. 피그마의 Dev Mode MCP (figma-dev-mode-mcp-server)를 클로드 코드에 먼저 연동한다. 그런다음 디자이너는 피그마(Figma)에서 수정한 웹페이지 디자인 프레임의 링크를 복사해 클로드 코드에 프롬프트로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AI 코딩 에이전트가 디자인 정보와 컨텍스트를 받아 코드 수정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수정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 방식 덕분에 디자이너가 직접 코드에 기여하고, 프론트엔드 엔지니어와의 소통 과정을 생략하여 업무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보통 세부 사항을 놓친 개발자에게 다시 얘길 해 줘야하는 왔다 갔다 여러번 반복하게되는 비효율, 즉, 커뮤니케이션 코스트가 줄어 드는 것도 정말 큰 장점이다
3. 채용 프로필의 스크리닝 자동화

최근 472명의 링크드인 프로필을 검토할 일이 있었다. 이 많은 후보군 중에서 적합하지 않은 사람을 골라내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로드 코드에게 단순히 “이 작업을 하고 싶으니 기획해달라”고 요청했다. 클로드 코드는 스스로 MD 파일에 기술된 직무 요건을 읽고, CSV 파일로 된 프로필 데이터를 분석해 부적합한 후보자를 선별하는 방법론을 기획하고 실행했다.
놀랬던 부분은 CSV 파일에 대해서 나도 전체 컬럼을 확인을 못한 상황이었는데, 이런 정보를 먼저 분석해서 파악하여 업무를 실행하는 것이었다. 또한, 1차로 시도한 결과에서 필터링된 후보자 수가 예상보다 적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보겠다며 스스로 결과를 회고하고 계획을 수정하기까지 했다. 마치 사람에게 일 시키듯 세부 사항까지 전달하지 않고도 클로드 코드는 스스로 업무 처리를 했다.
4. SEO 보고서 자동화

지피터스는 SEO 트래킹 툴 Ahrefs에서 사이트에서 발생한 SEO 이슈들이 구글 환경에서도 발생하는 문제인지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는 일을 매주 진행하고 있다. 이 작업은 생각보다 복잡한데, Ahrefs에서 보고되는 잠재적 이슈들이 실제 발생하는지 구글 서치 콘솔 API, 페이지 스피드 API 등 여러 데이터 소스를 분석하고 60개가 넘는 기준에 맞춰 평가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SEO 이슈가 발생해도 바로 파악하고 조치하기가 쉽지가 않다.
SEO를 담당하는 욱영님은 일주일 종일이 걸릴 이 과정을 클로드 코드와 함께 완전히 자동화했다.
단계별 방법:
- 단일 게시글에 대한 SEO 피드백을 해주는 API 만들기 위해 챗GPT와 함께 API 기능 명세서(PRD)를 구체화
- 만들고자 하는 API를 만들 수 있는 Claude Code 프롬프트를 챗GPT에게 요청하고, Claude Code에게 프롬프트를 나누어 입력하면서 API를 개발
- Claude Code가 Agent처럼 작동하는 Sub-agents 기능을 이용하여, 문제가 있어 보이는 수십개의 게시물에 대한 보고서를 병렬처리
기존 자동화 툴인 n8n(엠파엔)으로는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감조차 잡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클로드 코드는 이러한 복잡한 기획과 실행을 스스로 처리하며 SEO 모니터링 및 개선 작업을 자동화했다.
5. 프로그래매틱 영상을 생성하기
프로그래매틱 영상이란 코딩으로 만들 수 있는 영상으로, 자막 표기, 물리의 개념 설명, 움직이는 다이어그램 등의 영상을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만들어 내는 것들을 말한다. 클로드 코드는 코딩을 잘 하기 때문에 이러한 영상에 쓰일 애니메이션을 구현을 잘 할 수 있다. 여기에 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툴인 FFmpeg, Remotion.dev와 같은 도구를 클로드 코드에게 쥐어 주면, 코딩으로 구현한 애니메이션을 영상 파일로 만들고 편집하여 최종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n8n, Make 등과 뭐가 다른가?
기존 업무 자동화 방법 – Python 스크립트 짜기, VBA 사용, AppsScript 사용, Make, n8n 이런 방식과는 차원이 다른 활용성을 클로드 코드는 보여주었다. 마치, 개발자가 붙어서 내 업무를 듣고 그 업무의 자동화를 코드를 짜서 해 주면서도 그 코드를 써서 업무를 하는 일까지 해 주는 것과 유사한 것 같다.
클로드 코드의 가장 큰 차별점은 단순히 정해진 워크플로를 반복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는”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채용 스크리닝 시 교육 담당자와 AI 엔지니어의 평가 기준이 전혀 다른데, 이런 경우 기존 툴로는 동일한 워크플로를 만들기 어렵다. 하지만 클로드 코드는 서브 에이전트(업무 대리인)를 통해 각기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스스로 워크플로를 짜서 처리한다.
클로드 코드 자동화의 사이드 이펙트: 단일 원천 소스 (SSOT)
클로드 코드를 활용하면서 컨텍스트를 관리하는 방식도 변화하게 된다.
나는 자동화를 위해서 이전에는 구글 문서나 컨플루언스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업무와 관련된 정보를 하나의 MD(마크다운) 파일로 모으기 시작했다. 이렇게 준비된 MD 파일은 클로드 코드에게 일을 시킬 때 정확한 문맥을 알려주게 된다. 팀 전체, 특히 비개발 직군에서는 이런 MD 파일들이 생물처럼 계속 변화하는 업무의 컨텍스트를 여러 사람이 함께 관리하는 하나의 진실된 원천 소스 (Single Source of Truth)가 된다.
이러한 단일 원천 소스의 존재는 팀 전체에서 운영 자동화에 큰 생산성 향상을 가져다 준다. AI를 활용할 때 추가적인 맥락을 전달하기 위한 업무는 최소한이 되고, 팀원 각자가 다른 이해를 하고 있어서 업무가 산으로 가는 것을 사전에 막아준다.
이런 공통의 컨텍스트 관리는 AI를 잘 다루는 팀에서는 필수이지만, 쉽게 실현되지는 않는다
마치 개발자들이 소스 코드를 다루듯, 수정 시에는 반드시 동료 리뷰 프로세스를 거치며 항상 최신 정보가 담기게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또한, 현재 비개발 직군이 업무의 컨텍스트를 보관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툴들이 이런 작업을 위한 편한 UI 혹은 전담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누구나 수정할 수 있어 최신 정보 유지가 어려운 노션(Notion)과 달리, 깃(Git)처럼 엄밀하게 관리되어야 하는데 이게 팀 단위에서는 쉽지 않다.
맺음말
클로드 코드는 단순히 코드를 짜는 도구가 아니다. 자연어 대화로 복잡한 업무를 기획하고, 로컬 컴퓨터의 모든 기능을 활용하며, 정해지지 않은 문제까지 해결하는 진정한 의미의 AI 에이전트이다. 내가 못 하는 일을 시키고, 중간 결과를 점검하며 최종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과정은 사람을 관리하는 방법과도 맞닿아 있다.
AI 에이전트가 수없이 등장할 미래에 대비해,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할지 배워야 한다. 클로드 코드는 바로 그 훈련을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이다. 과감하게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며 AI가 할 수 있는 일의 경계를 탐색해 봐야 한다. 그것이 AI 에이전트를 제대로 쓰게 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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