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DALLE2 로 만든 중세 시대에 와이파이가 안터질 때의 그림>
DALL-E 2
최근 OpenAI에서 발표한 새로운 머신러닝 엔진이 화제이다. 글로 묘사를 하면 정말 그럴싸하게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것인데, 이전에 비해 만들어 내는 이미지의 정밀함이나 정확도가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이미지를 이렇게 쉽게 만들 수 있게 되었으니 영상을 쉽게 만드는 것도 머지않아 보인다.
그럼 글을 쓰는 것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하나의 아이디어를 한 단락의 글로 정리해 두는 것과 비슷하다. 마치 인용구처럼 말이다. 그럼 하나의 글은 영상과 비슷할 것 같다. 스토리가 있고 구조가 있다. 이런 관점에서 글 쓰기가 어떻게 머신러닝을 도와줄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원자 단위로 노트하기
그 전에 하나 공유해야 할 내용은 하나의 작은 아이디어 단위로 노트를 하는 “원자 단위 노트법”이다. 제텔카스텐에서 유래한 이 방식은 매우 흥미로운 아이디어만 선별해서 가장 작은 생각의 단위로 노트해 두는 것이다. 마치 블로그 글의 한 문단처럼 말이다.
이런 모듈화가 되어 있어야 노트를 재활용 할 수 있게 된다. 하나의 스토리에 한 번 쓰이고 다른 스토리나 논리 전개에 또 쓰일 수 있게 된다. 결국 노트 하나는 하나의 아이디어이고 하나의 글은 이런 노트들이 임의의 순서로 배열된 아웃라인을 온전한 글로 풀어쓴 것이 된다.
➡ 세컨드 브레인 채팅방 (암호 roam)에서 생각을 발전시키는 노트법에 대해 얘기 나누세요 |
글쓰기에서 머신러닝의 도움을 받을 부분들
먼저 글쓰는 과정을 정리해 보자
글쓰는 과정을 살펴보면,
- 흥미로운 정보, 지식, 스토리, 감정을 평소에 혹은 리서치를 하면서 찾아낸다
- 찾아낸 것과 배운 것을 나중에 쓸 수 있게 노트해 둔다
- 이렇게 노트한 것을 구조를 잡아 스토리의 아웃라인을 잡은 뒤에 글을 쓰게 된다
각 단계에서 머신러닝이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았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매해 두 배 이상 늘어나고 있는 엄청난 수의 콘텐츠 중에서 내가 소비해야 할 콘텐츠를 선별 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
- 머신러닝은 콘텐츠를 요약해서 내가 이 콘텐츠를 읽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구분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두 번째 단계 – 찾아낸 것과 배운 것을 노트해 둘 때는 우리가 충분히 잘 정돈되게 써 두지 못해서 내가 다시 봐도 이해 못하는 경우가 있다. 혹은 노트를 할 때 개념이 복잡해서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다.
- 미래의 머신러닝은 몇 개의 키워드만 입력하면 이를 바탕으로 내가 쓰려고 하는 노트 내용을 충분히 자세하면서도 간결하게 써 줄 것이다
- 복잡한 아이디어를 더 간결하고 명확하며 재활용이 가능한 더 작은 단위로 자동으로 나눠 줄 것이다
세 번째 단계에서 우리는 흥미로운 스토리 전개나 더 발전된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도 어렵고, 이렇게 만든 아웃라인을 글로 탈고하는 것도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 머신러닝은 작은 아이디어 단위로 저장된 노트를 주제나 이야기에 맞춰서 재배열하여 하나의 스토리가 되도록 추천해 줄 것이다
- 머신러닝은 정리된 아웃라인을 뼈대로 하는 하나의 글을 완성해 줄 것이다
머신의 역할과 사람의 역할
미래에는 우리가 머신으로부터 결국 아래 다섯가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글/영상 요약 – 읽으려는 글을 요약해서 내가 읽어야 할지 판단하게 돕는 것
- 객관식 노트 – 몇 개의 키워드만 입력하면 간결하고 명확한 노트를 대신 써 주는 것
- 생각 나누기 – 복잡한 아이디어를 간결하고 더 작은 단위의 노트로 나눠주는 것
- 아웃라인 추천 – 노트들의 순서를 배열해서 흥미로운 아웃라인을 만들고 추천해 주는 것
- 글 마무리 – 아웃라인을 하나의 완전한 글로 써 주는 것
그럼 반대로 사람의 몫으로 남게 되는 것은
- 내가 관심이 가는 주제를 탐색하며 글/영상 콘텐츠를 모아가는 것
- 머신이 추천하는 아웃라인을 검토하고 수정하는 것
- 이때 머신이 추천할 수 없는 일반적이지 않은 이야기의 흐름을 찾는 것
이 된다.
생각을 돕는 머신러닝
글은 생각을 표현하는 매체(Medium)이며 우리는 글을 통해서 정돈된 생각을 할 수 있다.
이 관점으로 살펴보면, 우리가 글을 쓴다는 것은 정돈된 생각을 하는 것이 된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머신러닝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제외하면, 결국 우리가 인간으로써 해야하는 것은 단편적인 생각을 정리하는 것, 그리고 아이디어가 색다른 방향으로 다른 아이디어와 연결이 되는 지점을 찾는 능력이 된다.
그러므로 미래에 가장 인간으로써 갖춰야할 능력은 이런 아이디어간의 직관적이지 않은 연결점을 찾아가는 것이 될 것이다. 즉, 미래의 글쓰기는 (플랫폼이 추천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자신의 관심사를 쫓아가고, 남의 시선에 구애 받지 않고 다른 사람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경쟁력이 생길 것이다.
지금은 노트 덕후들이나 쓰는 롬리서치, 옵시디안 등의 네트워크 노트앱들은 이런 연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아직도 이런 앱들은 우리가 직관적이지 않지만 놀라게 되는 연결을 찾아 가는 것을 직접적으로 돕지 못한다. 어떤 앱이 이 문제를 해결을 할 지, 어떤 방법론이 문제를 해결해 줄지 흥미진진하다.
세컨드 브레인 채팅방에서 생각을 발전시키는 노트법에 대해 얘기 나누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