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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경험은 누구나 하지만, 왜 그럼 감정을 느끼는 지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우리는 정확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이 책은 진화심리학에서 최근 밝혀 낸 행복이라는 경험의 메커니즘을 소개하며 행복해 지기 위한 일반론을 얘기한다.
먼저 행복을 정의하자. 이 책에서 행복이란 보통 우리가 얘기하는 은근히 오래 지속되는 쾌감을 포함하여 강렬하고 짧게 전달되는 쾌락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저자는 먼저 행복이라는 감정은 경험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한다. 즉, 우리가 많은 에너지를 쓰면서 의식적으로 생각하여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몸이 자동으로 반응하여 느끼는 본능의 영역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본능의 가장 큰 기틀이 되는 생존을 위한 행동들을 행복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생존에는 의식주와 짝짓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인간은 사회 집단의 협력을 통해서 지구를 평정했다. 그러한 이유로, 행복은 의식주 및 짝짓기와 같은 기본 생존에 필요한 것과 더불어 사회성을 일으키는 큰 세 가지의 행동을 유발하기 위한 보상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을 계속 유도하기 위해서 행복을 경험한 뒤 감정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초기화 메커니즘이 함께 존재한다. 그리고 이런 초기화 메커니즘 때문에 행복해 지는 것은 강도의 문제가 아니라, 빈도의 문제가 된다.
그럼 이런 행복이라는 보상이 주어지는 생존에 필요한 행동을 세분화해서 살펴보자.
의식주에 있어서 느끼는 행복은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짝짓기에서 느끼는 행복 또한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으나, 최근의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창의적인 활동 조차 짝짓기를 위한 본능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회성에서의 행복. 우리는 사람들과 함께 했을 때 행복하다. 서로를 신뢰할 수 있고, 개인의 다름을 서로 존중해 주는 그런 사회 안에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경험을 공유하며 행복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사회성은 유전적인 요인과 개인이 속한 문화에 의해 많은 부분을 결정하게 된다고 한다. 사람들을 쉽게 신뢰하고, 함께 어울리고, 존중하는 특성이 있는, 그런 사회성을 가지는 사람들은 유전적으로 더 행복해 진다. 그리고, 그러한 가치를 더 강조하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의 문화에서 사람들은 더 행복해 진다.
한국은 개인주의가 아닌 집단주의에 훨씬 더 가깝다. 즉, 한국 사회는 개인에게 집단의 목표와 가치를 강요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은 자신의 개인적인 가치가 아닌 집단의 가치를 강요 받게 된다. 또한, 집단의 가치에 대해 얼마나 충실한가로 평가 받게 된다. 나에 대한 존중이 줄어 들어 행복하기 어렵고, 평가의 대상이 되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의식주에서 오는 행복은 현대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어서 개인 별로 큰 차이가 없고, 짝짓기는 일정 시기에 한정되는 거라고 대략 생각한다면, 결국 얼마나 유전적으로 외향적이어서 사회성을 가지느냐에 혹은 얼마나 개인주의적 성향인 문화에 있느냐에 따라 행복을 느끼는 빈도가 결정되는 것이다.
저자는 마지막에 우리가 행복을 생존 본능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보상 기제가 아니라, 의식적인 사고를 통해 추구해야 할 가치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이런 오해 때문에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과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것을 헷갈려 한다고 한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치있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보다 약간은 쾌락주의자처럼 보일 정도로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더 건강하고, 더 성공하며, 더 사회적 관계도 윤택하게 된다고 한다.
이 책에서의 논리의 전개에 상당 부분 공감이 간다. 고귀한 영혼을 보유한 인간이라는 것이 다분히 인간적인 사고의 결과라고 평소에도 생각해 왔다. 그리고 내가 하는 행동의 대부분이 의식적인 사고의 결과가 아니라는 점도 느껴왔다. 그렇기에 나의 사업을 하는 데 있어서도 의식적인 사고를 통해 합리적인 결정을 하려 노력을 해 왔다. 하지만 그 부분이 본능을 뛰어 넘어야 하는 정말 많은 훈련이 필요한 부분을 느껴 왔었다.
그렇기에 마지막의 결론은 충격적이기도 하고 허탈 하기도 하다. 더 큰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오늘의 행복의 일부를 더 많이 타협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결국 그런 타협은 행복하게 사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당장에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여러 종류 중에서도 사회성에 기인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결국 더 행복한 삶으로 이끈다는 것이 내가 삶의 방향을 잘못 잡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건 너무 극단적인 생각이 아닐까 한다. 내가 목적 지향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목적이 내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과 그 목적을 향해서 나아갈 때 소소하게 행복할 수 있어야만 내가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거란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행복은 내 삶의 일부를 공유하는 가족과 그리고 함께 일 하는 동료와 함께 즐거워야 가능하다는 것을 느껴왔다. 다만, 그런 생각이 실제로 내가 하루 하루 생활을 하는 데 아직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첫 번째로 하찮아 보이는 좋은 일을 그때 그때 함께 자축하고 즐거워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더 빠르게 움직이고 더 잘하려고 할 때에 항상 그 반대 급부로 함께 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스트레스의 비용을 인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제를 내 안에서 찾고 그 문제를 스스로 조금씩 해결해 가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저자도 언급한 부분으로 작은 것에 즐거워 하는 것을 저급하고 그런 것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다는 선입관에 관한 것이다. 나 스스로도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기 보다 그건 제쳐두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달려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에 깔려 있다. 하지만 그런 작은 즐거움을 자축하고 감사하는 것을 말 하고 축하하는 작은 이벤트를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두 번째는 내 성격에 기인하는 부분으로 빠르게 일을 하고 더 잘하려고 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일을 빨리, 그리고 더 잘 처리하는 것은 일의 성과 측면에서 항상 좋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긴장이 필요하고 긴장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나 스스로의 행복감도 여기서 낮아졌던 것 같고, 이런 긴장이 타인에 의해 발생할 때 사람들의 행복감은 더 낮아진다. 이런 비용을 정확히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냉정히 생각해 보자.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빠르게 일을 잘 처리하는 것보다, 어떤 일을 하는지가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느냐가 100배는 더 중요 했었다.
세 번째는 내 스스로 잘 하기 위해서 노력하면서 받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남을 탓하는 습관에 관한 것이다.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 어떤 방식으로 해소 되거나, 쌓여가다 폭발한다. 나는 그런 스트레스를 남 탓을 하는 것으로 많이 해결했던 것 같다. 즐기는 운동이 있고, 사람들과 관계가 좋으면 이런 것은 덜 했던 것 같지만 그런 출구가 줄어들면 남을 탓하는 정도가 컸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자체를 바꿔야 하는데 이는 두 번째에서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남을 탓하는 습관은 내가 그런 생각이 들 때 마다 하루를 보내고 다시 생각하는 것으로 훈련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행복해 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온 것이 오히려 나를 불행하게 만든게 아닐까 허탈해 할 때 이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읽고는 나는 행복해 지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과정이라는 안도감을 얻었다. 한 해를 더 보내고 더 행복해 질 수 있을 것 같고, 그런 행복이 내가 추구하는 의미 있는 삶을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촉진하는 것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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