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x Thinking

내가 10x 블로그를 쓰는 이유

우리집 가훈은 “성실, 절제”이었다. 이제는 가훈을 써 놓은 액자도 치워버렸지만 그 가훈은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낼 때 큰 영향을 주었다. 노력해라, 더 노력해라, 그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실제 그런 결과를 보기도 했다.

학부때 48시간 연속으로 벼락 치기를 해서 장학금도 받아 봤고, 석사때 해외 출장을 보내준다는 얘기에 연구실에서 한 해 가장 많은 논문을 쓰기도 했다. 그 덕에 능력에 과분한 미국의 대학으로 박사 과정 유학도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박사 과정을 시작하면서 시련이 시작되었다.

좋은 논문을 쓰기 위해서 노력에 노력을 했지만 주변의 뛰어난 학생들을 따라 잡기는 어려웠다. 그렇다고 그 친구들이 나보다 더 노력한 것 같지는 않았다. 더 비상한 머리를 가졌나 보다 했다. 하지만, 그들의 얘기는 좀 달랐다. 운이 좋았다고 했다. 무슨 운이… 그렇게 좋…

그리고 나는 창업을 하면서 비슷한 현상을 보게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창업을 했던 수 많은 창업가들을 알게 되었는데, 그들의 노력과 성과는 비례하지 않았다. 망고플레이트와 센드버드는 서로 더 늦게 가기 경쟁을 할 정도로 야근 부심이 있는 회사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사업 성과는 다르다. 캐시워크 대표는 대표가 한가해야 회사가 잘 돌아간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고 캐시워크 외에도 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면서도 지금은 연 매출 700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노력은 성과에 꼭 비례하지 않는다.

그럼 도대체 노력 외에 뭐가 중요한걸까?

어떤 분야의 논문은 컴퓨터 시물레이션 하나로도 베스트 논문상을 받고, 다른 분야의 논문은 수학적인 모델과 시물레이션 결과와 이를 바탕으로 한 실제 구현을 하고도 학회에서 거절 당한다. 어떤 분야에서는 논문 한 편으로 교수가 되기 충분할 때도 있고, 다른 분야에서는 수십편의 SCI 논문으로도 직장을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어떤 분야의 사업은 수박 가득 담긴 리어카를 언덕길 위로 미는 것처럼 힘들고 고난하며 쉴 틈이 없다. 반면에 다른 사업은 그 리어카가 이제 내리막길을 만난 것처럼 창업가가 끌려가듯 성장한다.

어떤 사람들은 가만 있어도 행복해 지며, 다른 사람들은 아무리 행복해 지려고 노력을 해도 불행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워한다. 어떤 사람은 돈이 저절로 굴러 들어오는 것처럼 일이 풀리고, 다른 사람들은 한 푼 한 푼 아끼고 있는데도 돈이 모이질 않는다.

얼마나 노력하느냐 보다 무엇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성과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그 성과를 내기 위해서 무엇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고, 그 다음에야 얼마나 노력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이다. 이건 사람 관계에 있어서도, 개인의 행복에 있어서도, 일에 있어서도 모두 동일하게 적용 된다고 나는 믿게 되었다.

그럼 그 “무엇”을 어떻게 찾아갈 수 있을까?

그걸 운에 맞겨야 하나? 그 운의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알고리즘은 없을까? 프로세스는 없을까?

이것들을 찾아 가는 과정을 글로 쓴 것이 나의 10x 블로그이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도구는

  • 성공하는 사업 아이디어를 찾아 가는 고객 개발 (혹은 린스타트업) 방법론,
  • 직접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보다 그 과정을 개발자 없이 하게 해 주는 노코드
  • 그리고 상향식(Bottom-up)으로 놀라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제텔카스텐 노트법이다

나는 내가 발견한 이러한 방법들을 실천하면서 더 나은 “무엇”을 찾아 가는, 즉 더 운이 좋아지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고속 성장하는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찾아 내고 싶고, 노코드를 이용해서 빠르게 제품을 만들고 운영하고 싶고, 평소 제텔카스텐 방식으로 노트를 하면서 수준 높은 글도 많이 쓰고 싶다.

동시에 나는 행복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실패를 각오한다.

내가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 스타트업 아이디어가 별게 아니라는 것이 오늘 증명될 수 있다는 것, 제텔카스텐을 하면서도 놀라운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인간 관계가 나의 맘처럼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매일 각오 한다.

실패를 각오할 때 내 삶은 내가 보는 드라마가 되고 로맨틱 해 진다. 실패를 각오할 때 나는 이 순간 순간 내가 느끼는 감정이 중요해지고 성과만에 집착하지 않는다. 실패를 각오할 때 비로소 나는 내 삶을 과정으로써 충실하게 받아들이게 되며 더 나아가 큰 노력 없이도 행복해 질 수 있다.

10x 블로그는 나의 이런 시도와 실패 그리고 간혹 있는 성공까지 여러분들이 옆에서 간간히 볼 수 있는 창이 되었으면 한다.

11 thoughts on “내가 10x 블로그를 쓰는 이유

  1. “실패를 각오할 때 내 삶은 내가 보는 드라마가 되고 로맨틱 해 진다. 실패를 각오할 때 나는 이 순간 순간 내가 느끼는 감정이 중요해지고 성과만에 집착하지 않는다. 실패를 각오할 때 비로소 나는 내 삶을 과정으로써 충실하게 받아들이게 되며 더 나아가 큰 노력 없이도 행복해 질 수 있다.”

    깊은 울림이 있는 문장입니다. 오늘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2. 좋은 취지의 글과 인사이트 존경합니다.
    글을 읽는데 구독을 했는데도 구독표시가 계속 뜨네요.
    이 부분 개선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1. 이게 제가 쓰는 MailerLite 라는 솔루션이 기능이 없어서 개선을 못하고 있습니다 ㅜ

  3. 안녕하세요. 저도 블로그를 해보고 싶습니다. 이 페이지의 워드프레스 테마가 궁금합니다

  4. 최근에 읽었던글 중에서 제가 갈구하는 글이라 넘 다가옵니다.
    이부분으로 저도 시도해봐에 겠다는 맘이 뭉클합니다.
    좋은글 계속 부탁드립니다.

  5.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졸업을 앞둔 25살 소프트웨어 전공 대학생입니다.

    저는 아직 물렁합니다. 스무살 중반까지 제품에 공을 들인 노력을 더 중시하면서 살아오다가 너무 결과가 안 나와서 힘들어하다가 최근에 한번만 맘먹고 제품의 완전성보다는 제품의 기능중심 어떻게 보면 포장에 더 신경을 써서 프로젝트들를 진행해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경험이 있습니다.

    이때 좋은 결과를 얻어서 기분이 좋아야 했지만, 저는 기분이 크게 좋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포장을 잘한 프로젝트가 받은 좋은 결과의 의미가 저에게는 과거의 제품들에 대한 노력들이 부정 당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생각이 참 많아지면서 여러 관점에서 생각하게 되는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공학” 자체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면 문제를 실용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고, 그동안은 프로젝트(공학)를 사용하는 입장보다 너무 제작하는 입장에서만 대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우선시 되야 하는 것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하지만 동시에 제품에 대한 노력도 중요하지 않은게 아니라는 것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와 자세한 종류로는 다른 경험이지만, 여러 글의 실제 사회에서 겪은 경험에 대한 깊은 생각들을 공유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다양한 도전과 다양한 실패를 하고 싶고 글쓴이 분처럼 공유하면서 같이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정말 같이 대화해보고 싶습니다.

    좋은 연말 되세요.

    1. 글 읽어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문제 해결 능력이 공학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가치 있는 것이라 저도 생각합니다. 앞으로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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