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imals help each other

신사업 아이디어가 떠 올랐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 그리고 Nano MVP

신사업 아이디어가 생겼을 때 보통 조직의 사람들은 아래의 것들 중 하나를 하기 쉽다:

  • 관련 산업군을 리서치 하는 것
  • 세부 기획안을 작성하고, 확장 방안 등을 고민하기
  • 타겟 고객이 아닌 사람들에게 아이디어 얘기하고 논의 하기
  • 최소 제품 (MVP)를 다음 세 달간 만들기

이런 것들은 사업 아이디어를 검증을 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지만 핵심에서 벗어나 있다.

대신 신사업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그 아이디어를 가지고 주변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면서 고객을 이해하고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 할지 알아가게 된다.

택시 합석 아이디어가 있다면 야간 택시를 찾을 시간에 강남역에서 함께 택시를 공유할 강남 근처 직장인 지인들의 단톡방을 만든다. API 사업 아이디어가 있다면 직접 그 API를 지인을 위해서 만들어 준다. 온라인 강의 플랫폼 아이디어가 있다면 주변에 강의를 할 수 있는 지인이 강의를 시작할 수 있도록 다양한 SaaS 제품을 엮어서 도와준다. 자영업자들의 회계를 도와주는 앱을 만들고 싶다면, 주변에 사이드잡으로 식당, 카페를 운영하는 지인의 회계를 도맡아 해 준다.

이렇게 사람들을 돕는 과정에서 이 사업 아이디어가 가치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지 검증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어떤 사람이 우리의 고객이고, 우리 제품의 경쟁 제품은 무엇이며, 고객은 어떤 과정에서 우리 제품을 쓰게 되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보통의 경우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더 나은 사업 아이디어를 발견하게 된다.

사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람들을 돕는 것은 구체적으로 아래 세 가지 단계로 실행할 수 있다.

  1. 사업 아이디어가 해결하려는 문제를 정의하기
  2. 그 문제를 가진 지인을 찾아 직접 도와주며 Nano MVP 만들어 가기
  3. 커뮤니티를 찾아서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기

이 세 단계는 단순히 사업을 검증하는 것을 넘어 사업 검증을 매우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해 준다. 신사업 아이디어가 유효한지 여부를 O/X로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신사업 아이디어를 개선하고 발전시켜 준다. 이 과정에서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으며 우리 제품을 애정으로 지원해줄 커뮤니티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하루면 만들 수 있는 핵심 MVP가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알려주며 정말 짧은 싸이클로 제품 개발을 할 수 있게 도와 준다.

그럼 세 단계의 실행 방법을 하나씩 알아 보자.

1. 사업 아이디어가 해결하려는 문제를 정의하기

사업 아이디어를 발견하게 되면 그 사업 아이디어를 검증하려 드는 것이 첫 번째 순서가 아니다. 그 사업 아이디어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인지 분명히 파악해야 한다. 사업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그 아이디어는 해결책에 대한 아이디어일 수도 있다. 그럼 그 해결책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이런 문제 정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고객을 제대로 찾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나는 지금 글을 쓸 때 내가 노트 한 것과 저장해 둔 글들을 활용해서 쉽게 글을 쓸 수 있게 돕는 머신러닝 노트앱을 사업으로 검증하고 있다. 여기서 고객의 문제는 써둔 노트와 저장해 둔 글을 많은데 실제 내가 글을 쓸 때는 이걸 잘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은 내가 글을 써 내려가면 이 다음에 나올 문단을 내 노트와 저장한 글을 참고해서 자동으로 만들어 주는 노트앱이 된다.

2. 그 문제를 가진 지인을 찾아 직접 도와주기

문제가 명확히 정의되고 나면 주변 지인들 중에서 이런 문제를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한다.

그런 문제를 가진게 맞는지 아닌지는 우리 제품의 대안 제품을 사용하는지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 사람은 말은 쉽게 하지만 행동이 일치되기는 어렵다.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과 실제 자신의 모습이 거리가 있기도 하다. 정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안 제품을 쓰고 있는 행동을 기준으로 도울 사람을 한정해야 한다. 앞서 얘기한 예에서는 노트를 재활용 하게 돕는 롬리서치, 옵시디안, 스크리브너와 같은 노트앱을 쓰는 사람들이 도와줘야 할 지인들일 것이다.

문제를 가진 지인을 찾게 되면 제품을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그냥 막 도와줘야 한다. 어차피 내가 가진 아이디어는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 중에 하나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아이디어를 출발점으로 해서 고객이 정말 고통을 느끼는 것을 정말 깔끔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아 가는 여정이다. 제품을 미리 만들어 버리는 경우는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한정되어 버리지만 아직은 제품을 만들기 전이기 때문에 필요한 도움을 다방면으로 제공하면서 단서를 찾아 가야 한다.

이렇게 직접 제품의 역할을 하면서 직접 고객을 돕는 것을 컨시어지 혹은 컨시어지 MVP라고 보통 부른다. 이런 컨시어지는 단순히 예/아니오로 사업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컨시어지를 하는 과정에서 정성적으로 고객을 더 이해하는 방법이다.

보통 이 과정을 통해서

  • 우리 제품이 기존 제품에 비해서 문제를 더 잘 해결하는가? 그러기 위해선 어떤 기능이 필요한가?
  • 또 다른 대안 제품은 없는가?
  • 우리 문제 외에 고객은 또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 된다.

Nano MVP 예시 – 구글폼으로 회원 정보를 받고 카톡으로 소개를 시켜주는 소개팅 서비스 팅팅팅

컨시어지를 할 때 B2C 아이디어든 B2B 든 간에 Nano MVP 스택을 사용하면 쉽게 제공할 수 있다.

Nano MVP 스택
– 유저 인터페이스는 API가 연동되는 메신저 (카톡 X)
– 데이터베이스는 스프레드시트
– 기능(앱 로직)은 사람이 제공 → 점차 소프트웨어 자동화

이런 채팅 인터페이스를 사용해서 돕다 보면 엄청 반복되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래서 살기 위해서 이 반복되는 작업을 자동화 하려 하게 되고 최소한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게 된다. 이런 소프트웨어 모듈이 Nano MVP가 되고, 이런 모듈이 모여서 나중에 MVP까지 만들어 진다. 즉, MVP 또한 더 작게 쪼개서 당장에 고객 가치가 전달되는 만큼씩 만들어 갈 수 있게 된다.

하루 단위로 MVP 제품을 배포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사업 아이디어에 관해서 사전 조사를 하고 관련 뉴스를 읽고 할 때는 체감하지 못하고 쉽게 간과하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지인이라도 직접 얘기하는 것을 듣게 되면 그 무게감이 다르다. 실제 우리가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하고 이게 어떤 임팩트가 있는 일인지 체감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돕고 있는 지인들과 얘기를 할 때에는 지금 뭐가 필요한지가 아니라, 지금 뭐가 불편한지를 계속 물어봐야 한다. 고객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현재의 기술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구체화하여 얘기해 주기 어렵다. 하지만 고객이 스스로가 불편한 점에 대해서는 얘기하기가 그나마 쉽다. 그 얘기를 바탕으로 제품을 구체화하는 것은 사업을 하는 측의 일이 된다.

3. 커뮤니티를 찾아서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기

주변 지인 몇 분을 직접 도와주는 일을 하고 나서는 문제-해결책이 처음의 모습과는 상당히 변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았다면 성공적으로 신사업 아이디어를 검증해 가고 있는 셈이다.

다음 단계는 이런 문제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게시판, 카페, 오픈채팅방, 밴드, …)를 찾아서 더 많은 사람을 돕는 것이다.

더 많은 사례를 접하고 고객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단계가 정말 중요한 이유는 이런 커뮤니티 사람들을 돕게 되는 것은 이 커뮤니티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에 많은 기여를 할 수록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은 우리가 하는 일을 응원하고 더 많은 도움을 되돌려 준다. 핵심 고객 이면서도 우리의 제품에 대해 도와주려는 수 많은 사람들을 제품 개발을 하는 와중에 함께 만들어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Why Community-Led Product Development Wins).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 이웃을 돕는 다는 메시지가 관객의 공감대를 만들었다

사업의 본질은 사람을 돕는 것이다

이 모든 단계는 우리에게 사업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시사를 해 준다. 사업의 본질은 사람을 돕는 것이다. 그런 활동이 크게, 빠르게 확장 가능하면 스타트업이고, 그렇지 않으면 자영업, 크리에이터가 된다. 스타트업을 하고 싶으면 빠르게 확장 가능한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돕고, 자영업이나 크리에이터를 하고 싶으면 그에 맞는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도우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을 돕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내 주변에서 아직도 “저는 그런 사업가 성향은 아니라서 못해요!” 라고 얘기하는 분들을 많이 보게 된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은 우리 마음 깊게 자리 잡은 본성의 일부분이다. 그리 특별하게 누가 가지고 있는 성향이 아니다. 누구나 주변 사람부터 도우며 사업을 만들어 갈 수 있다.

AI 사업 오픈 채팅방 (암호: gpter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AI와 프로덕트 마켓 핏에 대해서 대화를 나눠요!

4 thoughts on “신사업 아이디어가 떠 올랐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 그리고 Nano MVP

  1. 안녕하세요.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여러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본문에 “프로덕트-마켓 파인더스 오픈 채팅방” 에 참여 하고 싶은데 패스워드가 필요하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굿데이에 답글 남기기 응답 취소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